시론

줄기세포 파문

흔이 할아버지 2005. 12. 17. 10:22

어제 오후에는 황우석 박사와 노성일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연이어 보았습니다.

 

줄기세포에 대하여 문외한인 저로서는,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 듣기가 어려웠습니다.

 

황 박사의 표현으로하면 "인위적인 실수"라고 표현하였는데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정치인들과 비슷하게 아리숭한 언어의 유희를 하고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마저도 주었습니다. 실수라면 사진 몇번 몇번이 잘못되었노라고 쉽게 고백할 수 있는 과학자이기를 기대하였지만 그런 말은 없었습니다. 치명적인 실수가 무엇인지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노 이사장은 이제라도 사실을 사실대로 밝힌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누가 보아도 분노에 가득찬 것이었습니다. 무엇에 대한 분노일까요, 사실의 왜곡에대한 분노이었을까요? 아니면 그동안 황 박사에게 이용만 당하고 모든 공로는 황 박사가 차지했다는 서운함으로부터 나온 것일까요? 왜 그 동안 그는 침묵하고 있었는지에 대하여서도 궁색한 변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로서는 그의 회견내용이 좀더 진실에 근접하지 않겠는가 추론해 봅니다.

 

과학은 정치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파문은 마치 정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진실은 하나 밖에 없을텐데 두 과학자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밝힌 공통점은 논문의 일부분이 진실이 아닌 다른 것으로 포장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진실이 아닌 포장이 중대한 것이냐 아니면 사소한 것이냐가 중요하지를 않습니다. 진실이 아닌 점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 자체가 중요합니다. 정치라면 사소한 과실은 덮어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은 아닙니다. 기독교에 이단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이 잘못인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는 큰 차이가 벌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이단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흔히 말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에는 엄격하고 지엽적인 문제는 포용을 주장합니다. 과학에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뿐이지 이를 포장할 그 이상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파문으로 국내외적으로 한국의 과학계는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일부에서는 국익을 위하여 진작에 덮었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도 없으며, 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과학에 대하여 이런 주장은 있을 수 없습니다. 과학의 국치일이 두번 세번 반복된다 하더라도 이제 한점 의혹없이 밝혀서 털고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내일을 위한 길입니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일은 황 박사의 이번 약속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시일 이내에 아무런 명백한 결과를 얻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럴 개연성이 많아 보이는 것이  저 혼자만의 노파심이기를 바랍니다. 

 

이번 파문을 반면교사로 삼아 과학이 정치를 닮지 않기를 바라며 이단도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