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꼬마의 기도 방법

흔이 할아버지 2007. 9. 28. 10:27
 

손자의 기도 방법

 

 

 

3년 6개월 된 손자가 하나 있습니다(사진 오른 쪽). 사내자식이라 그런지 관심이 조립완구 장난감에 특히 관심이 있고, 동생이 없어서 그런지 친구만 보면 그렇게 좋아 할 수가 없습니다. 또, 친구가 없을 때에는 나하고 씨름을 좋아합니다, 씨름이라고 해야 레슬링이지만 씩씩대면서 끝까지 대들고 봅니다.


손자가 나를 대할 때 보면 절대적인 믿음이 변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결코 의문이 없었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말을 안 듣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제 고집을 부리는 것이지요. 제 고집을 부리는 것이 주로 놀이터에서 집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 아이스크림을 더 먹겠다는 것, 잘 시간에도 더 놀겠다는 것 등인데, 실은 고집 부려서 얻어도 별반 좋을 것이 없는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고집불통입니다, “누구 닮아서 그렇겠어“하고 혼자 웃습니다., 나도 그랬으니까요.


외국에 출장 갔다 돌아올 때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손자 선물은 빼놓을 수가 없는데, 마땅히 살 것이 없다는 것이 고민입니다. 생각 끝에 조립완구를 - 그렇게 가지 수도 많고 비싼 줄 정말 몰랐읍니다 - 사주기로 집 사람과 모의를 하였습니다. 돌아올 즈음에 미리 사 놓았다가 사갔고 온 척 하는 것이지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서 조금 언짢기는 하지만 해외에는 원한는 것이 없고, 또 손자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렇게 최근에 두 번 사다 주었더니 얼마나 좋아 하는지 보는 나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엊그제 일입니다. 의자에 앉아 있으려니 손자가 옆에 딱 붙어 앉아서 조립완구 안내서를 펴들고 로봇들의 이름을 읽어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두 읽어 주었더니 이 중에 아직도 5개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에 홍콩 가면 사다달라는 것입니다. “그래, 알았어“라고 대답을 했는데, 그 다음 손자의 말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홍콩 안가도 마트 가면 살 수 있어” 손자 생각에는 홍콩에 가지 않아도 마트 가면 살 수 있으니 마트에서 사주면 될 것 아니냐는 뜻인가 봅니다. 요즘에 마트에 가면 장난감 코너에서 움직이려고 하지를 않아서 장난감 코너를 눈에 안 띄게 돌아다닙니다. 조립완구를 홍콩에서 사왔다는 것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마트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속셈이었을 것입니다. 이 놈이 알려만 주었을 뿐 결코 사 달라고 떼를 쓰지는 않습니다, 영리한거죠.


우리 믿는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나는 손자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것은 말하지 않아도 마련해주고 정말 좋아하는 것은 선물로 주기도 합니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그러실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바지 가랑이를 붙잡고 달라고 기도를 하든 안하든 하나님은 필요한 것 모두를 우리에게 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만족하지 않고 더한 것을 욕심으로 구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 손자처럼 마트에 가면 살 수 있다고 넌지시 알려 주지도 않습니다, 무작정 달라고 떼를 씁니다. 손자 녀석이 한 살, 또 한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것을 무작정 떼를 쓸 때에 내가 그런 것들을 들어 주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자연과 세상의 이치에도 하나님의 섭리를 심어 놓으셨습니다. 우리 주변의 조그마한 일들을 통하여서도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면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 우리에게 주시는 것으로 만족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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