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 중국의 順德 이라는 중국 광동성에 위치한 작은 고장을 찾았습니다. 사실은 順德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고 단지 광저우에서 택시를 타면 되겠다는 막연한 계획은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택시마다 안가겠다고 하니 참으로 난감하였는데 다행히 관광회사 차량을 탈 수 있어서 요금은 많이 주었지만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고 업무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順德은 영화배우 이소룡의 고향으로, Dragon Boat로 유명한 고장이며,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광동성 성도인 廣州와 이웃한 佛山市에 위치한 順德區입니다. 현재는 區 이지만 과거에는 제후가 다스릴 정도로 크게 각광을 받았던 때도 있었나 봅니다.
업무를 마치는 날 시간이 약 두 시간 여유가 있었는데 淸暉園 이라는 곳을 안내받아 둘러보았습니다. 고궁이라기에는 너무 작고 그렇다고 가정집이라기에는 너무 큰 곳이었습니다. 들어가 보니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춘 처소가 많았습니다. 설명을 들으니 그 지방 順德을 다스리던 제후가 살던 곳이었습니다. 그 곳을 둘러보다가 특별히 관심이 간 곳이 두 군데 있어 소개를 드립니다. 디카를 준비를 못해서 사진을 함께 못 올려 죄송합니다.
한 곳은 평지에 황제의 방문을 맞아 12.8M의 높이로 2,000톤의 그래나이트(대리석 비슷한 것)로 쌓아 올린 봉오리이었습니다. 올라가보니 바람은 시원한데 아마 황제가 이 곳에 올라 시원한 바람 한번 쏘이고 내려왔을 법한 정도의 곳입니다. 이를 위하여 무려 2,000톤의 그래나이트를 쌓아올린 것이지요. 아마 많은 백성들과 물자들이 황제의 잠깐 동안의 나들이를 위하여 소모가 되었었겠지요.
다른 한 곳은 등소평이 방문했을 때에 이 지방의 관리들과 마주 앉았던 탁자와 의자가 실물과 함께 사진이 전시된 방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아서 등소평이 실권을 갖고 있었던 때임이 분명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탁자라는 것이, 사진으로 보니까 탁자 보를 깔기는 했습니다만, 오랜 사용으로 칠은 벗겨져 거의 보이지도 않고 네 귀퉁이는 달아서 각도 제대로 없는 탁자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최고실력자를 맞는 자리에 이런 탁자와 의자를 사용하였던 흔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념은 다르지만 중국 근대 지도자들의 검소한 단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전제주의 국가의 황제와, 공산주의가 퇴색하고 실용주의가 득세하던 시대의 지도자를 단순히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등소평 이름에 오른손 엄지를 치켜세우는 중국인들을 보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지도자가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은데 하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정문을 나서는데 구걸하는 노인네가 그런 생각을 일부 지우기도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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