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공의의 하나님 아버지, 세월호가 침몰한지 지난 열 이틀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마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스를 대할 때마다 희생자들을 차가운 물속에 놓아 둔 채 살아있는 우리만 편하게 숨 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이 사건을 통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주님의 이름만 불러 볼뿐, 주님 앞에 무어라 기도를 드릴 수 없어 한숨만 쉬었습니다.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주님의 뜻은 높다고 하셨는데, 주님의 깊고 오묘한 뜻을 버러지 같은 우둔한 인간의 좁은 소견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마음의 중심을 아시는 주님! 주님께 대드는 게 부질없는 일인 줄 압니다. 그러나 이 시간만큼은 주님께 바보같이 감히 여쭤보면 안되겠습니까?
사랑의 우리 주님, 수백 명이나 되는 젊은 학생들과 교사들과 승객 들이 하늘나라에 그렇게 급히 필요하셨습니까? 그 많은 인명 중에 하나님을 믿는 학생들이 50여명이고 감리교인 학생들이 30명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전능하신 주님! 요나와 같이 큰 물고기를 준비하여 두셨다가 그들을 사흘 만에 토하도록 하실 수도 있지 않으셨습니까? 이 세상의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 바알을 믿는 어른들의 잘못을 다스리시려면 저희 어른들에게 유황불을 내리셔야지 아직 좌우를 분별 못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무슨 큰 잘못이 있겠습니까?
주님, 주님, 죄송합니다, 이렇게 믿음 없이 주님께 여쭤보는 이 작은 믿음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주님께서 저보다 몇 배, 아니 몇 만 배 더 마음 아파하시는 줄 압니다. 차오르는 차가운 바닷물과 극한의 공포 가운데 거친 마지막 숨으로 이 세상을 마치는 참혹한 현장에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께서 저들과 함께 죽음의 공포와 고통을 고스란히 함께 짊어지신 줄 믿습니다. 그런 주님인 줄 믿기에 그들을 구해주시지 않으셨어도, 주님을 찬양하고 경배합니다.
아벨이 하나님께 제대로 제사드림으로 가인의 질시를 받아 돌로 맞아 이 세상에 아무 런 발자취도 없이 죽은 것을 압니다. 그러나 아벨을 의롭다 말씀하신 주님, 이제 세월호 침몰로 고귀한 목숨을 잃은 이들도 아벨과 같이 의로운 자들이요 순교자인 줄 믿습니다. 이 시대에 주님을 믿지 않고 바알을 믿는 많은 사람들의 불신과 죄악을 짊어지고, 또 믿노라 하면서도 한 손으로는 주님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세상자락을 붙잡고 살아가는 양다리 걸친 우리 같이 허물 많은 사람들을 대신한 희생양인 줄 믿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리나라와 우리민족과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엄위한 경고의 말씀인 줄 믿습니다. 그들을 이미 하늘나라에서 주님께서 맞아주신 줄 믿습니다. 남은 유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주님의 따뜻한 손길로 친히 눈물 씻어 주시옵시고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사랑의 주님, 주님 앞에 저와 우리들의 죄를 자복합니다.
천국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이 제 소견에 좋은 대로 살아가듯이, 주일에는 교회에 나와서 주님의 말씀 듣고 말씀대로 사는 척 하였지만, 세상에 나아가 살 때에는 세상 사람들과 똑 같이 살았음을 자복하며 회개합니다. 빛과 소금처럼 살지 못하고 부패한 세상에 휩쓸려 세상풍조를 따라가며 살아 왔습니다. 하나님 믿지 않고 이 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습니다. 관례라는 미명하에 잘못을 알면서도 어느 작은 것 하나도 고치지 못하고 답습하며 살아왔슴도 고백합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나의 작은 이익 앞에는 서슴치 않고 세상을 좇는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요나처럼 똑똑한 척 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똑똑한 척 하기보다 하나님 앞에 바보가 되어서 십자가를 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줄 알면서도, 하나님이 책임지실 때까지 입 다물고 눈물로 기도하여야 하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쳐주신 길인 줄 알면서도, 기도하지 못하고 입 다물지도 못했습니다.
벌레가 갈아먹으면 바로 시들어버리는 박 넝쿨을 아꼈던 요나처럼, 하나님이 내편을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하나님 원망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음도 자백합니다. 이렇게도 이기주의 덩어리인 저희들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우리를 버리지 마시옵소서! 오래 참고 기다려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이렇게 믿음 없고, 아둔하고, 미련하고, 고집 센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평동교회를 특별히 사랑하여 주시어서 62년 전에 주님의 오른 손으로 이 자리에 평동교회를 심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돈의문뉴타운 계획에 따라서 이제 한 달 뒤면 정든 이 예배당에서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임시예배처소로 이주를 합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였던 주변이 이제는 서울에서도 낙후지역으로 꼽을 만큼 어려워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평동교회를 불쌍히 여기시고 새로운 기회를 허락하시어 제2의 창립을 준비케 하여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바벨론 포로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할 수 없음을 먼저 아시고, 주님께서 믿지도 않는 고레스 왕에게 강권적으로 역사하심으로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하던 이스라엘을 70년 만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시고, 성전을 재건하며 성벽을 쌓게 하셨던 것처럼, 아무 능력 없는 우리 평동교회에도 주님께서 믿지 않는 몇 사람에게 강권적으로 역사하시어 저들의 마음을 돌이켜 주시어서 이제 머지않아 교회 착공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인도하여 주심을 진정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이제 교회 신축과 제2의 창립을 앞두고 광야생활을 준비하게 하심도 감사합니다.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광야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스라엘 민족을 연단하신 주님! 우리 평동교회도 주님의 뜻대로 연단 받기를 원합니다. 임시예배처소에서의 신앙생활이 우리 공동체에게는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모두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서로 등두드려 격려하고 사랑함으로 이겨나갈 수 있도록 은혜를 부어 주시옵소서! 예배 후에 있을 임시임원회에 우둔한 저희들만 놓아두지 마시옵고 주님의 지혜를 빌려 주시옵소서! 친히 회의를 주장하여 주시옵소서!
말씀을 전하실 목사님을 성령님 임재 안에 가두어 주셔서 말씀이 선포될 때마다 우리 공동체의 귀를 깨우치시고 알아듣게 하옵소서! 온 회중이 전하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우리의 죄악이 드러나 회개의 역사가 있게 하옵소서!
장사한지 삼일 만에 부활하시어 우리에게 부활과 영생의 산 소망이 되신 부활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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