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노 전 대통령이 있었어야 할 자리

흔이 할아버지 2009. 6. 1. 11:18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많은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그의 지지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청천벽력이었을 것이며, 그이 반대자들에게는 바깥으로 표출된 애도와는 달리 머리 아픈 일을 하나 덜어주는 시원함으로 다가왔었는지도 모른다. 그 외에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많은 일반 국민들에게는 어리둥절함이었고, 전 국가원수가 자살할 수밖에 없었냐는 의아함과 동정론이 압도적이었다고 본다.


다음의 글을 쓰기에 앞서 나는 노 대통령의 생전에 그분에게 별로 우호적이지 않았음을 밝혀둔다. 또한 그분의 자살이 기독인으로서 판단하는 일은 접어놓기로 한다, 왜냐하면 그 일은 또 다른 종교적 노란으로 비쳐지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래의 의견은 노 전 대통령은 고인이 되었기에 이미 할래야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범주를 이전 대통령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며 이제 퇴임한 그분들이 나라를 위하여 진정 우국충정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길이라고 믿는다.


최근에 한국의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미 두 번째 핵실험을 며칠 전에 마쳤으며 이제는 ICBM 발사실험을 확정하고 일정을 조정 중에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해5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북의 중국에 대한 사전 통지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자체 판단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어선들이 50% 이상 철수한 것이 확인되고 있으며 이북의 군 통신도 50% 이상 줄어들고 있는 등 일촉즉발의 보도가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작은 악재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는 증권시장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은 이제 뉴스도 아닌 상황이 되고 말았다. 오늘 아침에도 모 방송에서는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0”라고 가볍게 전쟁위험을 걱정하는 이들을 반농담조로 비웃기까지 하는 것도 보았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우화가 생각이 난다. 우리가 너무 거짓말에 속아 이제는 전쟁위험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심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일어나지 않아도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조심하고 대비하여도 과하지 않은 줄 믿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북의 김정일과 남북정상회담으로 김정일과 마주 대한 분들이다. 이 두 분이 재임 중에 친북정책을 취하였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두 분 대통령의 재임시 공과는 여기에서 논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다만 노 전 대통령에게 아쉬웠던 점은 그 분이 있어야 할 자리는 따로 있다고 믿는다. 위기감이 현실이 되어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닥친다거나, 서해5도에서 일부 교전의 상태가 발생한다거나, 아니면 이북에서 어느 지점에 대한 타격 예고를 해온다거나 한다면 바로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만약, 그 자리를 지키다 목숨을 잃는다면 그야말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위하여 초개처럼 여기는 길이 기억될 의사로 기억될 것이요, 그로 말미암아 (실은 이북이 그럴 정도의 이성을 지니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전쟁이 억제되고 나라를 구한다면 그야말로 노벨 평화상이 문제이겠는가?


어쨌든,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려야 할 자리는 봉하 마을 부엉이 바위가 아니어야 했다. 많은 국민들이 그 분의 정치내력에서 보여준 도덕심에 사후에 존경을 표하고 있다. 당연히 노 전 대통령은 그이 사후 그의 죽음이 나라와 국민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분은 그렇게 생각이 없는 분이 아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노 전 대통령은 목숨을 버릴 자리를 잘 생각했어야 했다. 그분이 그토록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더 큰 자리를 생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자꾸 드는 것은 나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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