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신드롬(Syndrome)
신드롬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이 되는데 의학에서 증후군이라는 단어로 주로 사용이 되어오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어떤 단어의 뒤에 “신드롬“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어 하는 신드롬마저 생겼다고 한다. 은혜 뒤에 신드롬을 붙였으니 나도 이런 증후군에 속해 있나봅니다.
며칠 전에 MBC에서 뉴스후 라는 프로그램에 개신교 가운데 하나로 감리교회 가운데 세계 최대교회인 금란교회와 교파를 초월하여 세계 최대라는 순복음교회의 치부에 대한 취재 방송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한편으로는 “수치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잘 알려졌다, 교회가 자정 능력이 없으니 이렇게 해서라도 돌아서자” 라는 의견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왜 기독교만 이런 부패된 모습을 공개하느냐, 교회 문제에 사회가 간섭하지 말라, 교회문제는 교회 스스로 처리하겠다” 라는 두 가지 의견으로 대별되고 있는 듯 합니다.
교회에서 무슨 일을 처리하려다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은혜롭게 처리하자” 입니다. 예배도 은혜롭게, 선교도 은혜롭게, 구제도 은혜롭게, 모임도 은혜롭게, 목사를 초빙할 때도 은혜롭게, 모든 회의도 은혜롭게, 관리집사를 뽑을 때도 은혜롭게, 연말에 직분자 추천도 은혜롭게, 구제비 보내는 곳 선정도 은혜롭게, 식사 준비도 은혜롭게 또 먹는 것도 은혜롭게,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우선순위가 은혜에 있습니다.
예배드릴 때에 오직 “아멘“만 있습니다. 여기에 ”아니오“는 절대로 은혜가 되지 않습니다.
회의를 진행할 때에도 반대 의견은 은혜롭지 못한 까다로운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지(조금 심하면 시험든 사람이요 더 나아가면 마귀의 자식이 되기도 합니다) 어디 은혜로운 사람들이 반대를 하겠습니까?
이렇다보니 한국교회는 은혜증후군에 걸렸습니다. 카리스마가 있는 목회자가 의견을 내면 오직 “아멘” 만이 요구되지 결코 반대 의견은 결코 아무 반향이 없게 마련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교회 다니면서 목사 눈 밖에 나면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겠나? 아주 못된 우리의 개인 이기주의가 한 몫을 단단히 하게 마련입니다.
이런 일이 한번 두 번 쌓여가면서 우리 교회의 병을 키워 왔습니다. 저는 이런 병을 은혜 신드롬 이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은혜라는 단어만 나오면 그렇게 반대하던 사람도 입을 다물게 만들 수 있는 신통방통한 단어가 은혜입니다. “은혜“ 라는 말 자체가 우상이 되어버린 신드롬입니다. 예수님이 보시면 기가 막혀 하실 것입니다. 은혜라면 예수님이 우리에게 십자가의 구속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것이 바로 은혜인데, 은혜가 엉뚱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뉴스후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치부를 덮는 것이 은혜로운 일이 아니라, 이런 치부를 만들지 않는 것이 은혜로운 것인데 왜 저들은 이런 간단한 이치를 모르는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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