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현교회, 신선하고 아름다운 세대교체 | ||||||||||||
62세 김정명 목사, 후임 최규식 목사 확정…교단벽 초월·무소유 목회관 낙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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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총회장을 지낸 60세의 젊은(?) 목사가 2년 후 담임목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선언, 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09년 현재 그 약속은 어김없이 현실로 드러났다.
남도의 쪽빛 바다와 동백으로 유명한 여수 여서동에 위치하고 있는 은현교회, 그리고 이 교회에서 올해로 28년째 담임목사로 재직하고 있는 김정명 목사(62)가 바로 이 약속을 지킨 주인공.
김 목사가 남들보다 거의 10년이나 일찍 일선에서 물러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것은 평소 목회 소신 때문이다. 목사로서 그는 '누릴 것을 누리지 않는 청빈한 삶'을 한결같이 실천해 왔다. 이 때문에 70세를 꽉 채울 수도 있지만, 젊고 패기 있는 목회자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주고 자신은 연약한 지체를 돌보는 일에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은퇴한 후 그는 은현교회가 파송하는 선교목사로서 소위 성공하지 못한 목회자와 신학생들에게 영적인 쉼을 제공하는 일에 나설 방침이다. 그리고 대북 교류협력 기관인 (사)하나누리 이사장으로서 북한을 돌보는 일에 더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또 후임 담임목사가 목회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어떤 간섭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김 목사는 자신의 후임으로 무소유적 삶과 교인을 위한 헌신과 섬김, 한국교회 문제점을 파악하고 교회 개혁에 동참할 수 있는 목사를 원했다. 그래서 2007년 7월 <뉴스앤조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담임목사 청빙공고를 냈다.
후임 담임목사 자격조건
1. 천국독립군의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실 분 예수님과 함께 부활의 영광에 동참하기 원하시는 분
이 공고를 보고 지원한 목사는 모두 36명. 당시 영국에서 개척한 스완지한인연합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던 최규식 목사(당시 48세)도 그 중의 한 명이다. 최 목사는 그때까지 타교회 청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직 한국에 돌아간다면 또다시 교회를 개척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최 목사는 우연히 <뉴스앤조이>에서 은현교회 청빙공고를 본 순간 ‘이렇게도 목사를 뽑는 교회가 있구나!’라고 탄성을 질렀다. 그가 청빙공고를 본 것은 마감 3일 전. 그는 부랴부랴 서류를 준비해 한국으로 보냈다. 은현교회는 청빙위원회는 최 목사를 포함해 서류를 제출한 36명 가운데 8명을 추천했고, 당회와 청빙위원회가 이 중 3명을 최종 추렸다. 은현교회는 2007년 12월 31일 이 3명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를 했고, 그 결과 최 목사가 낙점됐다.
최 목사는 2008년부터 1년 동안 은현교회에서 부목사로 훈련을 받았고, 마침내 2008년 12월 14일 열린 공동의회에서 교인투표를 통해 담임목사로 정식 확정되면서 마침내 어렵고 힘든 관문을 모두 통과했다. 이제 앞으로 빠르면 금년 중순경으로 예상되는 담임목사 이·취임식이 남아 있을 뿐이다. 김정명 목사는 "최규식 목사가 담임목사가 되는 모든 관문을 통과한 만큼 올 중순 경 정식 담임목사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인터뷰] 최규식 목사, "오직 섬김으로 목회할 터" 최규식 목사는 은현교회에 부임하기 전까지 전라도 땅을 한 번도 밟지 않았지만, 앞으로 여수 은현교회와 이 지역을 섬기는 일을 필생의 사명으로 여기겠다고 말한다. 그는 83년 순복음신학교를 졸업하고 후에 대한신학대학원을 나와 예장대신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따라서 그는 순복음교단 소속이 아닌 장로교단 목사이지만, 소속 교단 보다 목회관을 중시하는 청빙 기준 덕에 은현교회 목사가 된 셈이다.
최 목사에게 은현교회 담임목사 청빙 기준인 △비귀족화 △무소유 △익명적 헌신 △새벽기도 일상화 등은 이미 목사로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여 있는 삶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 한국은 물론 영국에서도 이와 같은 목회 철학을 그대로 실천해왔다.
"제가 추구했던 목회와 너무나 닮아서 은현교회에 지원서를 내게 되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은현교회로 부르셨다고 생각하고 김정명 목사님에 이어 성도와 지역사회를 섬기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 목사는 '섬김'과 '본질'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목회자다. 사실 지난 1년 동안 예비 담임목사 신분으로 부목사 역할을 해야 하는 위치가 매우 애매할 수도 있지만, 오직 목사는 '주의 종'이고 성도는 '주의 아들'이라는 섬김의 정신으로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했다.
"목사는 성도인 양떼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신앙생활 하도록 하는 것이다. 목사는 섬김을 받는 종이 아니라 섬기는 종으로 성도와 함께 울어주고 함께 걸어가 주는 사람이다. 소외 당하는 성도가 한 사람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내가 알기로는 김정명 목사님도 그런 길을 걸어오셨을 것이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가 대형화되면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데 소홀해졌다고 말한다. 교회 안에 이른바 효율성의 원칙을 우선하는 세속적 가치관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효율적 가치관은 교회와 교인들이 말씀과 믿음의 본질을 망각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 목사는 효율성과 물질, 규모 등을 중시하는 세속화 신앙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전개하겠다고 말한다.
"한국교회가 대형교회와 되면서 세속화로 빠진 것은 목사는 물론 교인들도 잘못이 있다. 양 한 마리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한 세속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소외된 이들, 소자를 돌보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가 말씀과 신앙의 본질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제시한다. 그리고 교인들이 ‘믿음의 덕’을 쌓아, 이 사회로부터 칭송받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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