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을 위한 고민

부흥사들의 10 가지 문제 - 안희환 목사

흔이 할아버지 2008. 1. 21. 09:18

부흥사들의 10가지 문제/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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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유달리 부흥사들이 많습니다. 그것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부흥사들이 많습니다. 그들 스스로 말하기를 한국 교회 부흥에 상당한 공헌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 자체를 부인하고 싶지 않습니다. 실제로 부흥사들이 한국 교회에 공헌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익두 목사님이나 이성봉 목사님 같은 분들은 하나님께 정말 귀하게 쓰임 받은 부흥사들이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나 부흥사들이 한국 교회의 성장에 많은 공헌을 한 것 이상으로 한국 교회에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하였습니다. 교회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모습들이 부흥사들에게 많이 있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요즘에 와선 부흥사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신뢰가 가질 않습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혹시 사기꾼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부흥사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문제점들 몇 가지를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훌륭한 부흥사들은 여기에서 제외됨을 알려드립니다).

 

첫째로 명예심입니다.

 

저는 종종 부흥회를 알리는 전단지나 포스터를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되는 것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과시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냐 하는 것입니다. 000교회 목사라는 것 외에 두세 가지만 해도 충분할 것을 빽빽하게 자신의 약력으로 채운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재미있는 약력이 올라갑니다. “40일 금식기도 2회”같은 내용 말입니다. 40일 금식 기도를 한 번 하신 예수님보다 두 배쯤 능력이 많다고 말하려는 모양입니다.

 

둘째로 감투 욕심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부흥사 단체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해당되는 단체들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단체의 이름도 무척 거창합니다. “세계”니 “국제”니 하는 용어들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렇게 많은 단체들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 간단합니다. 부흥사들의 감투 욕심 때문입니다. 기존의 단체에서 자리를 얻기 어려울 때 새로운 단체를 만들고 그 단체에서 한 자리 차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좌우자리를 탐하던 야고보와 요한의 수제자들입니다.

 

셋째로 기복신앙의 전파입니다.

 

부흥사들이 가장 많이 설교하는 내용은 복에 대한 것인데 그것도 팔복 같은 차원이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물질의 복입니다. 한국 교회 성도들이 물질에 대해 상당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이 부흥사들에게 있습니다. 부흥회 때마다 물질의 복을 외치고 또 외치니 물질이 최고인 것처럼 세뇌되고도 남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과 헌신, 순교를 외치는 부흥사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넷째로 과격한 말과 욕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거룩한 자리에서 시정잡배들이나 할 수 있는 더러운 말을 함부로 내뱉는 부흥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예전의 어떤 유명한 기도원에서는 욕을 무척 잘하는 유명한 목사가 있었고 놀랍게도 그 기도원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여들었습니다. 욕쟁이 할머니가 인기를 끄니 욕쟁이 목사도 인기를 끌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막말이나 욕설을 하면서 강단을 더럽히는 사람들을 하나님의 종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로 돈 욕심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제자들을 보내시면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많은 부흥사들은 그런 예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무시한 채 돈을 목표로 열심히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부흥사는 자신이 하나님의 복을 많이 받아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도 집이 있고 차도 기사가 딸린 최고급 차를 타고 다닌다고 자랑하였는데 대표적인 삯군이라고 할 것입니다. 어떤 유명한 부흥사들은 부흥회 때 나온 헌금을 몇 대 몇으로 나누어 가져간다는데 그 돈 가지고 지옥 갈 것입니다.

 

여섯째로 사람 수를 따진다는 것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 하는 것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부흥회를 가기 전에 얼마나 출석하는지 확인하고 500명 이하는 안 간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한 영혼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수가성의 여인 한 명을 구원하시기 위해 피곤을 물리치고 긴 대화를 나누셨는데 예수님의 종이어야 할 부흥사가 적은 수의 사람들이라고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으니 주인보다 높은 종임에 틀림없습니다.

 

일곱째로 아멘의 강요입니다.

 

신학생 시절에 제가 섬기던 교회에 강사로 왔던 어떤 부흥사는 집회 중간에 화를 내었습니다. 성도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왜 무시한다고 하느냐 하면 자신이 설교할 때 성도들이 아멘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아멘을 하는 성도들을 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교를 듣다가 은혜가 되고 감동이 되어서 아멘을 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무 때나 강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멘하기를 강요하는 것은 쓸데없는 협박일 뿐입니다.

 

여덟 번째로 성경에서 벗어난 메시지입니다.

 

앞서도 이성봉 목사님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그분의 설교 테이프를 들으면서 은혜를 많은 받았는데 그 내용이 철저하게 성경에 뿌리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부흥사들이 많습니다. 집회를 다니느라 성경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성경에 대해 무지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설교 역시 성경과 동떨어진 것입니다. 이런저런 간증들을 주워 모으고 그것을 짜깁기 하여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속여서 전하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로 교회를 돌보지 않는 것입니다.

 

부흥사들 가운데는 본인이 섬기는 교회를 잘 섬기는 분들도 있지만 교회에 대해 관심이 없이 부흥회에만 몰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사실 일 년 52주 매주 부흥회를 나간다면 교회는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심지어 어떤 부흥사는 교회가 얼마나 미약한지 50명 남짓 되는 성도들이 모여 있는데 그 성도들에 대해선 손을 놓고 부흥회만 다니고 있으니 가련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인이 섬기는 교회를 방치하는 부흥사는 초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본적인 책임감도 맡겨주신 양떼에 대한 사랑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열 번째로 부흥회의 품앗이입니다.

 

부흥사 단체에 소속된 부흥사들의 경우 암묵적으로 동의된 것이 있는데 서로를 불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일 년 내내 부흥회를 다니고 많은 수입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분명히 단체 내에는 실력도 없고 영성도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서로 불러주는 조건이기에 부른다면 성도들을 인질로 삼아 자신의 실속을 챙기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경유 유유상종이라고 할 것입니다. 돈독 오른 부흥사들이 모여 단체를 만든 후 감투도 쓰고 돈도 벌고 일거양득을 얻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맛을 잃은 소금이 사람들에게 밟히듯이 생명령을 잃은 교회가 세상 속에서 밟히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런 시점에 철저한 회개와 개혁을 통해 본질을 되찾는다면 다시 이 땅의 교회 가운데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지만 썩은 모습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부분적인 썩음이 마침내 온 몸을 썩게 만들고 마침내 사망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잘못에 사로잡힌 부흥사들과 부흥사단체들이 하나님 앞에 돌아와 바로 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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