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믿음에 끼어든 곰팡이

흔이 할아버지 2006. 7. 29. 17:41

      ♡ 곰팡이 ♡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곰팡이 냄새가 조금 나는 듯 합니다.

      오랜 장마 끝이라 그러나 봅니다. 내주 초에는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약도 뿌리고 물청소를 하겠지요.

      수해지역은 아니지만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본의 아니게 과외의

      수고를 하셔야 하나 봅니다.

       

      며칠 전에 감리교 세계총회가 폐회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감리교가 카돌릭, 루터교와 함께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함께 선행을 실천해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 카돌릭 교회의 전통적 입장과

      "개인의 신앙만으로 구원된다"는 루터교의 교리가 충돌하면서

      카돌릭과 루터교가 갈려졌다고 합니다.

       

      구원의 문제를 놓고 16세기 초 벌어진 이 논쟁은 기독교가

      카돌릭과 루터교로 분열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가 1999년 카돌릭과

      루터교가 '선행의 실천'과 '개인의 신앙'을 조화시킨 공동합의

      했었다고 합니다.

       

      이번 감리교세계대회에서의 공동선언문은 바로 1999년 로마

      카돌릭과 루터교 간 공동 합의사항에 감리교가 동참한다는 데

      큰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로써 교회일치운동에 가속이

      붙게 되었다고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카돌릭의 교리를 잘 모릅니다, 그러니 더욱 카돌릭의 “

      의화교리"는 짐작은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모를 뿐더러 또한

      루터교의 구원에 대한 교리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카돌릭과

      루터교 사이의 공동선언문을 보지 못했습니다만 아마 구원의

      조건에 믿음만이 아닌 다른 무엇이 붙은 것이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믿음의 본질적인 훼손이라 하겠습니다.

      제가 배웠고 믿는 것은 성경, 특히 신약성경을 통하여 사도

      바울이 가르친 "以信得義” 또는 “以信稱義“와 종교개혁을

      통하여 이룩한 "오직 믿음으로“입니다. 오직 예수를 믿는

      믿음으로 인하여 죄인인 우리가 의롭다 칭해졌다는 것뿐입니다,

      죄인이었던 우리가 죄에서 풀려졌다는 것뿐입니다. 사도 바울은

      여기에 다른 복음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선행은 은혜로 구원을 얻은 자들의 삶의 자연스러운 표현일 뿐

      구원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믿습니다.

       

      저는 감리교인 임을 부끄러워했던 일이 결코 없었습니다. 요한

      웨슬레가 가졌던 믿음과 신앙의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본받으려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신학교에서 있었던 문제에도 신학이기에 또

      학교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는 관용적인 입장에서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 만큼은 매우 마음에 걸립니다.

       

      “교회일치“ - 아주 매력 있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본질을

      훼손하는 교회일치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게 만약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누룩이라면 단호히 척결하여야 하겠고,

      장마 끝의 곰팡이라면 하나님의 볕에 말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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